사람들은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여도, 기존 복권을 새로운 복권 번호로 잘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그 이유를 “예견된 후회(anticipated regret)”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즉 적극적인 행동으로 인한 불행은 심적 고통이 더 크다는 “행동 후회(action regret)”를 예상하기 때문에 복권 번호 교환의 모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기억(memory) 관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즉 복권을 바꾸는 행동 자체가 부정적인 관념을 자동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이러한 기억의 활성화가 기존 복권의 당첨 가능성을 과도하게 지각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Negativity bias and Availability heuristic)
I. 서론
1.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1) 심사숙고하게 해도 많은 학생들이 객관적 시험에서 최초의 선택안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Kruger et al. 2005).
(2) 유통점포에서 다른 줄이 더 빨리 처리되는 데도,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의 대기열을 바꾸지 않았다 (Miller and Tayor 1995).
(3)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자신의 복권을 다른 번호로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은 잘 알려져 있다 (Bar-Hillel and Neter 1996).
2. 사람들은 왜 그토록 복권 번호를 바꾸는 것을 주저할까?
(1) 기존 연구는 대체로 Anticipated Regret (예견된 후회)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Gilovich and Medvec 1995).
1) Action 때문에 일어난 불행은, Inaction으로 일어난 불행보다 더 고통이 크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기 때문에, 굳이 복권을 바꾸는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한다 (Kahneman and Tversky 1982).
2) 이렇게 action으로 인한 불행을 “Painful Mistake”라고 한다.
(2) 한편 Miller and Tayor (1995)는 Memory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1) Action으로 인한 불행의 이미지가 기억 속에서 더 accessible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2) 기억 속에서 더 잘 떠오르는 개념은 더 높은 확률로 지각될 것이다 (=Availability Heuristic; Tversky and Kahneman 1973).
3) 그러므로, 복권을 바꾸다가 기존의 복권이 당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기억 속에서 더 잘 떠오르고, 이런 부정적인 상상은 기존 복권이 당첨될 것이라는 확률을 높게 지각하게 만들고, 결국 기존 복권이 당첨될 것을 과도하게 높게 지각한 결과, 기존 복권을 새로운 복권으로 바꾸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4)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Memory and Accessibility 관점에서 기존 복권 고수 현상을 검증하기로 한다.
II. 실험
1. 목적 – 사람들이 복권을 바꿀 기회가 왔을 때, 기존 복권이 당첨될 가능성을 높게 지각하는지 검증.
2. 절차
(1) 500달러의 당첨금이 달린 복권을 나누어준다.
(2) 복권을 바꾸면 10달러의 인센티브를 준다고 제안한다.
(3) 자신이 바꾼 기존 복권이 오히려 당첨될 가능성을 묻는다. (à 본능적인 느낌(gut feeling)으로 편하게 대답할 것을 주문함.)
3. 결과
(1) 46%의 응답자가 자신이 복권을 바꾸었을 때, 기존 복권이 오히려 당첨될 것이라고 응답.
(2) 기존 복권이 당첨될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피험자는 4%에 불과.
(3) 나머지 50%의 응답자는 기존 복권의 당첨 가능성과 자신의 복권 교환은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대답함.
4. 논의
(1) 많은 응답자들이 자신이 복권을 바꾸면, 오히려 기존 복권이 당첨될 것 같다는 부정적인 gut feeling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만약 gut feeling이 아니라 rational thinking을 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이 관찰될 것인가? (à 실험 2의 필요성)
III. 실험 2
1. 목적 – 본능적인 느낌 뿐 아니라,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서도 복권 교환시 기존 복권이 오히려 당첨되리라는 부정적인 상상을 과도하게 하게 될 것인가
2. 절차
(1) 실험보조원(confederate)을 몰래 투입하여 응답자와 함께 팀을 이루어 gambling 게임에 참가하도록 한다.
(2) 실험진행자는 Confederate을 지명하여 복권 번호를 바꿀 것인지,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한다.
(3) 절반의 Confederate이 포함된 팀에서는 기존 복권을 바꾸고(=switch condition), 나머지 팀은 기존 복권을 유지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stay condition).
(4) 그 다음, 각 팀에 속한 응답자들에게 기존 복권과 새로운 복권이 당첨될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à Switch condition에서 기존 복권을 바꾼 데 대해 더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함.)
(5) 복권 결과에 대한 보험을 제시하는데, 이 보험은 약간의 수수료를 내면 복권 실패에 대한 손실을 어느 정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à 자신의 팀의 선택을 더 불안하게 생각하는 Switch 조건에서 이 보험에 더 많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됨.)
(6) 마지막으로, 각 응답자에게 confederate이 아니라 자신이 복권 유지 또는 교환의 선택을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질문한다. (à 많은 응답자가 복권 유지의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됨.)
3. 결과
(1) Stay 조건의 응답자들이 자기 팀의 선택을 더 낙관적으로 바라보았고, Switch 조건의 응답자들은 자기 팀의 선택을 더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M=0.35 vs. -0.81, t(60)=2.36, p<.05)
(2) Switch 조건의 응답자들이 보험 실패를 위한 보험에 더 많이 가입하였다 (M=1.15 vs. 0.74, Z=2.08, p<.05)
(3) 84%의 응답자들이 자신에게 선택이 주어진다면 복권을 바꾸지 않겠다고 대답함.
4. 논의
(1) 타의에 의해 결정된 선택이라 할지라도 내심으로는 기존 대안이 바뀌지 않음이 관찰되었다.
(2) 한편 부정적인 실체에 대한 보다 현저한 인식, 기대, 상상의 경향(=Negativity Bias)을 고려고 볼 때, 기존 복권을 바꾸는 것은 부정적인 개념과 기억구조 상에서 자동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Dunning 2005). à 실험 3의 필요성
III. 실험 3
1. 목적 – 기존 복권을 바꾸는 행동 자체가 부정적인 관념과 자동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기억구조 파악.
2. 절차
(1) 4개의 시나리오가 between-subject design으로 제시된다.
1) 당신은 1,000달러 상금의 복권을 구매하기로 한 날, 지갑을 분실한다. 그래서 복권을 결국 구매하지 못했다. (=self 조건)
2) 지갑 분실한 까닭에 당신의 복권은 가장 친한 친구가 대신 샀다. (=best friend 조건)
3) 당신의 복권은 잘 모르는 학과 친구에게 팔렸다. (=stranger)
4) 당신의 복권은 당신의 적에게 팔렸다. (=enemy)
(2) 시나리오 읽은 후, “그 복권이 당첨될 가능성에 대하여 11점 척도로 응답하시오.” (à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 기존 복권의 당첨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할 것으로 예상됨. 왜냐하면, 부정적인 관념이 서로 연결되어 더 현저하게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3. 결과 – 구매 기회를 잃은 복권이 오히려 당첨될 가능성
(1) Self (3.69) vs. Best Friend (4.40) vs. Stranger (4.86) vs. Enemy (6.00) ; (F(1, 52)=6.67, p<.02)
(2)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 가장 높은 당첨 확률을 예상함. (à 부정적인 관념들끼리 기억구조 상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암시)
IV. 실험 4
1. 목적 – 실험 3의 결과를 response time 측정으로 직접적으로 재검증해 보임.
2. 절차
(1) 실험 3의 세 조건 (=friend, stranger, enemy)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2) 그 다음 “그 복권이 당첨되었다” 라는 문장을 제시하고, 이 문장이 얼마나 직전 시나리오와 잘 연결되어 말이 되는지(make sense) Yes or No로 컴퓨터 키를 이용하여 가능한 한 빨리 응답하게 한다. (à 가장 부정적인 enemy 시나리오에서 그 복권이 당첨되었다는 문장이 가장 말이 된다고 제일 빨리 반응할 것으로 예상함.)
(3) 그 다음, 그 복권의 당첨 가능성을 판단하게 한다. (à 가장 부정적인 enemy 시나리오에서 가장 높은 당첨 가능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예상됨)
3. 결과
(1) 응답 시간 ; Enemy (2,661ms) vs. Stranger (2,931) vs. Friend (3.212) ; F(1, 107)=7.29, p<.01
(2) 당첨 가능성 ; Ememy (3.36) vs. Stranger (2.82) vs. Friend (2.41) ; F(1, 115)=4.28, p<.05
V. 결론
1. 기존 복권을 새 복권 번호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기존 연구처럼 예견된 후회일 수도 있지만, 본 연구처럼 바꾸는 행동 자체가 부정적인 관념을 자동적으로 연상시켜서, 기존 복권의 당첨 가능성을 과도하게 지각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2. 타인의 선택에 의한 복권 교체라 할지라도 부정적인 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3. 이러한 메커니즘은 상당히 자동적인 과정을 거친다고 판단된다.